본교 사진과 졸업생 양은영 선배가 네덜란드 하른헴 전시장에서 전시회를 갖었다.

 표지 사진은 네덜란드 현지에서 신문기사로 실린 것을 발취

작업노트

“작은시위, 그일탈은 자유로움이다.”

양은영의 또 다른 시위 ‘나로부터의 일탈과 영혼의 자유’

나의 사진은 하나의 인간으로서 하나의 여성으로서 내 안에 감추어진 욕망과 억압, 무의식 속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나의 사진에서 보여지는 셀프 퍼포먼스 이미지들은 서로 다른 일상적 현실 즉 닫힌 공간에서의 일상과 열린 공간에서의 일상이 서로 충돌하고 어우러지면서 당혹스러운 초일상적인 분위기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것은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 사회적 제도, 규율, 법칙이라는 어떠한 틀에 구속되지 않고,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끼는 영혼의 자유로움과 어떤 틀 안에서 규정되고 판단되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의 진정한 해방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그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를 하나의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나의 작품에서 하나의 커다란 특징이라고 한다면, 하나같이 핑크계열의 옷을 입고 핑크 계열의 소품을 등장시킨다는 점입니다. 핑크는 여자의 상징적인 색으로 많이 인식됩니다. 여자의 상징으로 핑크는 다분히 연약한 존재, 사랑받는 존재, 온실 속에서 보호받는 화초 같은 존재로, 또 아우라를 내 뿜으며 그 무엇을 유혹하는 관능적인 존재로 핑크는 여성성의 상징으로 받아들여 왔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여성성의 중요한 본성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분히 남성이 지배하는 이 사회에 의해서 여성은 더욱 통제되고 조장되고 과장되었고 남성에 의해서 여성의 본질이 규정되어왔다는 것입니다.

나는 사진 속에 등장하는 퍼포먼스 이미지들을 통해 남성지배사회에 의해서 가꾸어지고 만들어지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그것을 과감히 드러내고 공개되어 스스로가 세상에 주체가 되는 능동적인 존재로 바꾸어 나가는 것이 여성성의 본원을 찾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닫혀진 공간에서의 여성의 일상들을 거리에서, 놀이공원에서, 공연장과 같은 열린 공간에서 자신을 들어냄으로써 하나의 인간으로서, 하나의 여성으로서 나는 누구이며, 진정한 여성성이란 무엇인가를 찾아보고 싶다는 강렬한 생각이 들어 셀프 퍼포먼스 이미지들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의 이러한 퍼포먼스는 나에게는 아주 강렬한 카타르시스였으며,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나 자신을 파헤치고 이성을 넘어 가슴을 활짝 열어젖혀, 끝도 보일 것 같지 않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익숙한 행위를 익숙한 장소가 아닌 다른 공간에서 벌어질 때, 저는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의 강렬한 스파크를 느꼈고 내 속에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영혼의 자유로움이고.....

내안에 또 다른 나의 존재를 발견하는 과정이었고.....

나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닌 ‘나의 것’이라는 원초적 사실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